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이 신흥강자를 노리며 시장에 본격 뛰고 들고 있다. 초기 고객 유치 효과를 노리는 증권사의 특판 상품 출시가 잇따르며 견고했던 발행어음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지=google gemini 생성)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키움증권을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는 7개사(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현재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에 대해서도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증권사가 모두 발행어음 인가 취득에 성공할 경우 조달 가능 자금 규모는 최대 64조원에 달한다.

신규 사업자 유입이 시장에 불러온 가장 큰 변화는 수익률 경쟁이다. 각 증권사들이 특판 상품으로 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배제하더라도 이전 대비 금리 수준이 오르는 양상이다.

현재 1년물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는 곳은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9일 발행 한도 1200억원으로 연 3.4~3.6%의 특판 상품 ‘하나 THE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운용자산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에 투자하고 조달 자금의 60% 이상을 IB 핵심 영역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자금 확보에 나섰다.

발행어음을 통해 성장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키움증권은 앞서 최고 3.45% 금리의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3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일주일만에 소화시킨 바 있다. 현재도 3.1%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 한국투자·KB증권, 금리 방어력 가동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서 인가받은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은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1호 인가를 받은 이후 8년간 최대 규모의 발행어음 사업을 운영하며 1강 구도를 유지해 왔다. 지난 3분기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KB증권 11조3800억원, NH투자증권 9조4400억원, 미래에셋증권 8조2700억원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경쟁력의 핵심은 금리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판매 개시 이후 줄곧 업계 최상위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락인 효과를 거둬왔다. 하지만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1년물 금리는 2.9%로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수시물은 2.4%로 키움증권, 하나증권과 같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시물의 잔고변동이 가장 커서 선조정한 상태고 금주 내에 기간물 금리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상향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상품이 나오면서 나타난 일시적 차이일 뿐 발행어음 금리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업계 2위인 KB증권도 1년물 기준 최대 연 3.2%의 금리를 제공하며 시장 지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시장 수급 상황과 경쟁 환경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제공하고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해왔다.

증권사 자금운용본부 한 관계자는 “각 사들이 자본 운용 전략에 따라 발행어음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해갈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업계 판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은행 예금 고객들의 유입으로 인해 발행어음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