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인 'KB Dream Wave 2030'(자료=KB국민은행)
사상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들. 이들이 십 수년째 공들이는 사회공헌 분야가 있다. 바로 교육이다. 왜 은행들은 교육분야에 진심일까. 국내 5대은행의 비슷하면서도 저마다의 특색 있는 활동을 살펴봤다.-편집자주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모토로 삼는다. 세상을 바꾸는 데에는 교육보다 효율적인 사업도 드물다. KB국민은행이 2008년부터 17년간 교육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특이한 점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학교 이름은 ‘KB라스쿨(La School)’. ‘즐겁게 공부하는 학교’라는 의미다. 2030년까지 청소년 누적 수혜자 3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은 학습, 진로, 지원 3개 분야로 진행된다.
올해 고등부 입학식은 지난 22일 여의도 신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렸다. 학생들은 유명 강사의 실시간 온라인 강의, 대학생 멘토링과 집중 학습관리, 정서적 안정을 위한 비교과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올해에는 학교·가정 밖 청소년, 검정고시 준비생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KB의 최종 목표는 수혜자가 멘토가 돼 또다른 취약계층 청소년을 지원하는 ‘나눔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 좁게 보면 교육격차 해소 사업, 넓게 보면 미래 인재양성 사업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명동 익스페이스(Expace)와 남산둘레길 일대에서 초등학생과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여해 ‘신한은행 ESG 미래세대 금융교육 대축제’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의 대표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신한어린이금융체험교실’을 확대 기획한 프로그램이다.(자료=신한은행)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 역시 교육사업에 진심이다. 2010년 무렵 정부 차원의 ‘교육기부’ 사업이 시작됐을 때 앞장서서 나눔을 실천했다. 특징은 본업을 살려 ‘금융교육’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신한어린이금융체험교실’이 대표적이다.
은행 직원들이 휴일에 직접 교육에 나선다. 말 그대로 대가 없는 기부활동이다. 초등학생들은 은행 영업점과 동일한 환경의 전용 체험관에서 통장발급, 적금가입, 카드발급, 환전 등 다양한 금융활동을 미션 수행 방식으로 재미있게 경험한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춤’이 있었지만 지난해 명동에 다시 리뉴얼 오픈했다.
어린이에 그치지 않고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맞춤형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금융 관련 직업에 대한 소개와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은행을 접하기 힘든 도서 산간 지역 청소년들에게는 이동점포와 함께 ‘찾아가는 금융체험교실’을,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에는 ‘시니어 맞춤형 디지털 금융교육’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하나금융그룹은 저출산 문제 극복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시작해 농어촌 보육 취약지, 장애아어린이집, 복합 기능 어린이집 등 지역 특성과 성향에 맞춘 공공보육 인프라를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자료=하나은행)
하나은행(은행장 이승열)은 교육사업 못지않게 보육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일조하고자 2018년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1500억 예산을 동원해 국공립어린이집 90곳과 직장어린이집 10곳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가장 최근에는 안동하나어린이집이 지난해 12월 70번째로 개원했다. 40년 전 건립돼 열악했던 보육시설이 놀이공간 등을 보유한 최고급 시설로 바뀌었다. 하나은행은 10개의 직장어린이집을 포함, 현재 총 80개의 어린이집 개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20개도 빠른 시일 내 완공한다는 목표다.
그렇다고 교육사업에 소홀한 건 아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경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어린이 경제뮤지컬’ 프로그램을 17년째 진행 중이다. 청소년들에게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교실,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한 금융교육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4대 핵심분야 및 시그니처사업’을
선정, 장기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자료=우리은행)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의 교육사업은 우리 사회 소외된 계층 중에서도 특별히 더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우리누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은 2012년 금융권 최초 다문화가족 전문 지원재단인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다문화 자녀의 2개 모국어 실력 향상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이중언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과 합창단, 오케스트라, 미술교육 등 '다문화 특화 재능개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단순히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다문화 가족 간 교류와 진로탐색 등 성장 지원에도 동시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문화 가정 외에도 미성년 미혼모 자립 지원, 시각·청각 장애아동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우리루키(Look&Hear)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창립기념식 행사 규모를 줄여 확보된 예산으로 보육원 아이들의 돌잔치를 열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계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