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오는 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총회는 조합 운영 정상화와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지을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결과에 따라 재건축 사업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방배신삼호 재건축조합은 그동안 두 차례의 경쟁입찰 유찰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경쟁입찰 방해 주장과 삼성물산 참여설이 제기되면서 조합 내 갈등이 심화됐고, 결국 3기 조합장이 해임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최근 삼성물산이 참여설을 공식 부인하면서 조합은 수습 국면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조합원 간 의견 충돌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아파트 (사진=재건축조합)

오는 26일 열리는 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최종 확정되면 그동안 표류하던 사업은 연내 통합심의 등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며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될 경우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업 일정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정비사업 일몰제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이주비와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도 조합원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내년 서울시장 선거 이후 도시정비 정책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총회는 사실상 골든타임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조합이 추진 중인 41층 설계안이 차기 행정부나 지자체의 방침에 따라 35층 이하로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고층 제한, 용적률 축소, 기부채납 확대 등 정비사업 환경이 지금보다 악화될 수 있다”며 “이번 총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수의계약 제안에서 ▲평당 공사비 876만원 ▲사업비 금리 CD+0.1% ▲이주비 LTV 100% ▲사업촉진비 2000억원 등 인근 단지 대비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단독 입찰임에도 이례적인 수준의 조건을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조합 내부에서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가 확정돼야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며 “이번 총회가 조합의 운명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방배신삼호 재건축은 2016년 정비구역 지정, 2019년 조합설립 인가 이후 수차례 입찰 무산과 집행부 교체를 거치며 사업이 장기간 지체돼 왔다. 지하철 2·4·7호선과 인접한 교통환경과 입지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서초권을 대표할 고급 주거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