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우성7단지 삼성물산 '래미안 루미원'(위)과 대우건설 '써밋 프라니티' 투시도. (사진=각 사)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인 '개포우성7차' 아파트가 시공사 선정 국면에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로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금액 경쟁을 넘어 계약서 조항 정합성을 비롯해 설계와 자재에 관한 갈등에 홍보 내용의 진실성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5일 개포우성7단지 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이 허위·과장 홍보 자제를 양사에 수차례 공식 경고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음에도 갈등이 이처럼 확산되고 있다. 오는 23일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두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은 신뢰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 혜택과 공사비 등 실익 경쟁…사업비 차별화 설계 내세워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각각 '래미안 루미원'과 '써밋 프라니티'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조합원 실익과 단지 고급화를 위한 다양한 혜택과 특화 설계를 제안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3.3㎡당 868.9만원의 공사비와 함께 추가 이주비 LTV 100% 지원, 분담금 유예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또 '에클라 루미원'이라는 8가지 콘셉트 경관 특화 조명 등 첨단 설계와 시설을 내세웠다. 고급화 평면 배치와 최첨단 스마트홈 시스템 도입도 내놨다.

대우건설도 3.3㎡당 879.6만원의 사업비를 제시하며 최대 1조원 규모의 사업촉진비, 추가 이주비 LTV 50% 지원, 자재 직구제, 힐링파크 평면 설계, '스카이브릿지' 특화 설계로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대표이사 책임 시공과 최대 6년 분담금 유예 등의 조건도 내걸어 실사용자와 투자자 공략에 나섰다.

■ 계약서 수정과 일치성·신뢰성 문제…삼성물산, 일부 조항 변경에 불신 확산

가장 큰 논란은 계약서 수정 문제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원안 대비 약 78~80건에 달하는 계약서 조항 수정을 진행했다는 것. 과거 한남4구역 등 사업지에서는 '100% 조합안 수용'을 내세웠지만 이번엔 서울시 표준계약서 지침을 반영하면서 일부 조항이 변경돼 조합원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자 귀속 명확화와 연체료 삭제 등 조합원 이익 보호와 불명확 조항 구체화 목적의 합리적 수정"이라는 입장이다.

대우건설도 '조합안 100% 수용'을 홍보하고 있지만 일부 조항 변경 논란과 계약서 비교표 미제출 문제가 제기되며 신뢰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 삼성물산, 사생활 침해 설계 논란…대우건설, '스카이브릿지'와 용적률 문제

설계 쟁점 중 하나는 삼성물산이 제안한 '미드필드형(중앙 거실) 구조'다. 일부 조합원들은 거실 간 창호가 비교적 짧은 거리(약 2m 내외)로 마주보는 구조가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은 "84C타입은 남동향 배치로 거실과 다이닝+주방에 각각 창호가 한 개씩 자리 잡고 있다"면서 "주방 창호는 입주민 조망 제공 차원이며, 동일 구조가 적용된 타 단지에서도 프라이버시 간섭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발코니 선형 변경이나 창호 위치 조정은 시간과 비용 추가 없이 즉시 보완 가능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는 "입찰 제안서와 다른 설명은 조합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공식 공문으로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이를 기회 삼아 세대별 단독 프라이빗 엘리베이터나 프라이빗 정원, 세대 간섭 최소화 구조를 갖췄다며 삼성물산 설계의 사생활 침해 논란을 홍보로 역이용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설계와 동일구조의 타단지 사례를 제시했다(왼쪽). 대우건설은 이를 역이용해 자사 설계는 프라이빗 엘리베이터(오른쪽) 등을 갖췄다고 홍보했다. (사진=각 사)

하지만 대우건설의 '스카이브릿지' 설계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울시 정비계획상 용적률 230%를 목표로 제안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최고 허용 용적률인 227%를 초과하는 수치여서 인허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측은 "인허가 실패 시 대체 특화 설계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인허가 불확실성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조합, 양사 수차례 공문 보내 허위 과장 자제 요청

시공사 선정 총회를 20여일 앞두고 양사의 수주전이 격화한 가운데 조합이 나서서 자제에 나서기도 했다.

개포우성7차 조합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에 수차례 공문을 보냈다. 조합에 따르면 양사에 각각 5번씩, 총 10건의 공문을 발송하해허위·과장 홍보 자제, 입찰 제안과 다른 홍보 금지 등을 요청했다. 조합 측은 "양사 모두 조합의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부적절한 홍보행위에 대한 정보를 조합원에게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