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스전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현대건설이 세계 최초로 부유식 콘크리트 기반의 탄소 포집·저장(CCS) 설계기술 확보에 나선다. 동남아 해양의 고갈 유·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전환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블루 수소·암모니아 생산까지 연계하는 해상 탄소중립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1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동남아시아 분산 CCS 저장소 운영을 위한 순차 이전 확장형 부유식 CCS 시설 및 이산화탄소(CO₂) 주입 개념·기본설계'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42개월 동안 한국석유공사, 미국선급협회(ABS), 서울대학교, 인도네시아 국영석유사 페르타미나대학교 등 8개 민·관·학 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연구다. 총 연구비는 58억원 규모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하 깊숙이 주입·저장하는 기술. 지금까지 해양 CCS는 고정식 구조물과 해저 배관을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동남아처럼 저장소가 넓게 분산된 지역에서는 모듈형 설비를 이동시키며 운용할 수 있는 부유식 방식이 효율적이다.

현대건설은 선박형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부유식 콘크리트를 활용한 CO₂ 주입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본설계승인(AIP)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정식 대비 인프라 구축비를 25%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CCS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한 부유식 CCS는 블루 수소·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해상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생산부터 저장·이송까지 전 과정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해상 수소생산·암모니아 합성 설비를 포함한 탄소중립 해상 클러스터 구축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상 토목과 플랜트 분야 강점을 살려 부유식 CCS 기술을 상용화하면 국내에서 배출된 CO₂를 해외 저장소로 이송·저장하는 '국경 통과 CCS'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탄소배출권 확보와 글로벌 감축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말레이시아·네덜란드 등과 협력해 고갈 유·가스전 활용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국내 최초 CCS 상용화 사업인 '동해가스전 활용 CCS 실증사업 사전 기본설계'에도 참여했다. 현재 '블루 수소 생산을 위한 CO₂ 포집·액화·활용기술 개발' 국책 과제도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