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및 저성장 기조의 제한된 내수시장, 성장 동력 확충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국내 대형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 시도는 적절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탄탄한 만큼 해외진출에 따른 크레딧 우려도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LS증권은 14일 '보험사의 해외 진출과 Credit' 보고서를 통해 "충당 가능한 규모의 M&A라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향후의 사업 경쟁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을 반겼다. 특히 그런 점에서 최근 DB손해보험의 Fortegra 인수는 재무여력 내에서 사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선례라고 강조했다.
조수희 애널리스트는 "국내 보험사들은 높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와 조달구조를 갖고 있다"며 "글로벌 확장성이나 성장성 측면에서 일본과 유럽 등의 대형 보험사들에 비해 약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해외 자회사의 매출 및 순이익 비중은 대부분 5% 이내이며(24년 결산 기준), 금융업 관련 규제와 제한된 자본력으로 대형 크로스보더 M&A에 대한 접근성이 약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일본과 유럽 보험사들은 어떨까. 이날 보고서에 다르면 일본 보험사는 금융위기 이후 15~20년 동안 미국·영국 등에서 대형 M&A를 통해 글로벌 보험 플랫폼 확보를 적극 추진해 왔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금융 빅딜로 탄생한 대형 손해보험사 Tokio Marine, MS&AD, Sompo 등 3대 그룹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M&A 결과 글로벌 부문의 매출 및 이익이 30%를 상회할 정도로 높아졌다.
생명보험사는 규제 영향 등으로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 주로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 투자 등 투자자산의 글로벌 다변화로 대응했으나,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약한 손해보험사는 자본력과 완화적 규제하, 금융위기 이후 우량 기업에 대한 M&A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확대했다.
유럽 대형 보험사들 역시 내수 시장의 성장성 둔화, 저금리 압력,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M&A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사업기반을 확대해 왔다. ACE(스위스)의 Chubb(미국) 인수(‘15), AXA(프랑스)의 XL Group(버뮤다) 인수(‘18)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08) 이후 대표적인 대형 크로스보더 M&A였다. 그 외 Zurich Insurance(스위스)의 Metlife P&C(미국) 인수(’21), Allianz(독일)의 Aviva Poland 인수(’21)를 비롯해 최근에도 여러 M&A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수희 애널리스트는 "대형 크로스보더 M&A의 경우 충분한 자본력이 동반되면 신용등급 하향은 잘 없다"며 "이는 보험사에 대한 여러 규제 상 충분한 재무여력이 뒷받침되면 M&A 관련 허가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 손보사도 최근 대형 M&A시 신용평가사의 등급 변동이 없었고, 국내 보험사 DB손해보험의 Fortegra 인수 역시 국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변동은 없었다. 유럽 대형사 M&A 경우도 전후 M&A에 따른 신용등급상 큰 변화는 없었고, 일부 대형 딜의 경우 신평사가 통합 및 사업구조 재정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기간에 Watch List 등재나 Outlook 조정이 있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일정 기간 후 이전 수준의 등급(전망)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이 미국 스페셜티 보험사 Fortegra 인수에 대해 조 애널리스트는 "DB손해보험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수준이었지만 Fortegra 인수 반영시 약 24%로 확대될 것"으로 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