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업종의 호황이 일시적 과열이 아니라 성장 속도를 반영한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14일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력망 투자 사이클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현정 애널리스트는 미국 수출 확대와 고단가 변압기 비중 상승이 3분기 실적과 2026년 주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미국 배전 변압기 수입시장 점유율이 28%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초고압 변압기 부문도 점유율 상승이 가파르다"며 "고부가 제품중심 수출구조로 전환되며 단기적으로 공급자 우위 국면이 강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주요 기업들의 수주 레벨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변압기 5개 기업 합산 신규수주 규모는 24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대비 30% 증가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이라며 "북미,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초고압 프로젝트 수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력망 투자 사이클이 실적 상단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밝혔다.
추후 상승 여력에 대해선 "대한전선을 제외한 변압기 5개사(HD현대 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 ELECTRIC, 산일전기, 일진전기) 평균 12M Fwd PER(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22배로, 코스피(11배) 대비 100%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에는 프리미엄이 128%까지 확대된 바 있는 만큼 여전히 밸류에이션 상단 여력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중장기 성장축으로 HVDC와 친환경 GIS 등 차세대 송전 인프라를 지목하며 "미국의 데이터센터, 유럽의 전력망 교체, 한국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가 2026년 이후 전력기기 산업의 외형 성장에 기여할 핵심 요인"이라고 봤다.
손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단기적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가장 빠르게 현실화되는 지역으로,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 3사가 7GW(장기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아마존과 메타, 구글도 1GW 이상 규모의 원전 전력 구매 조달을 추진 중"이라며 "AI 인프라 투자가 단순한 서버 증설을 넘어, 국가 단위 전력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기적으로 전력기기 수요의 핵심지역인 유럽 또한 노후 송전망 교체, 재생애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부하 증가에 따른 계통 안전성 강화를 위해 2040년까지 송전망 4770억유로, 배전망 7300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며 "한국도 내수 전력 인프라에서 구조적 수요가 본격화되며 정부가 HVDC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8GW, 총사업비 7.9조원)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안타증권은 전력기기 업종의 주요 종목으로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을 제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1조195억원(YoY +29.3%), 영업이익은 2371억원(YoY +44.7%, OPM 2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고수익 전력기기 매출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일부 판가 전가 및 고사양 프로젝트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77만원으로 상향했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액이 1조4859억원(YoY +29.8%), 영업이익은 1656억원(YoY +48.7%, OPM 11.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기기 중심의 중공업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며 "북미·유럽향 고부가 변압기 매출 인식 확대로 분기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 기대된다고 봤다. 유안타증권은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86만원으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