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건설업계를 덮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건설사들이 '재무통'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당장의 수주 확충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2조원 중 2.4조원을 이달 내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을 통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관련 펀드 조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은 나머지 8000억원에 대해서도 1분기 내 본PF 전환 등으로 PF우발채무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이 같은 PF리스크 위기 차단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박현철 부회장이 지난해 새롭게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박 부회장의 주도 하에 지난해 1월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불식시킨 게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연결기준 지난 2022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98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1조9668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성 리스크 해소를 위한 준비를 마친 셈이다. 롯데건설은 보유했던 2조8933억원 가량의 단기 차입금도 2조원 수준으로 줄였다. 부채비율은 233.5%로 2022년말(264.9%)대비 31.4%p 낮아졌다. 롯데건설 측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8조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라며 "올해 1.6조원의 우발채무를 줄여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CC건설은 지난해 회사 재무분야를 총괄하던 이창호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뒤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KCC건설은 지난 2022년 1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로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자 구원투수로 이창호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후 KCC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은 숙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82.3%다. 앞서 2021년 말에 부채비율은 146.2%, 이듬해에도 165.8%까지 치솟았고 꾸준히 상승 중이다. KCC건설도 지난해 9월말 기준 자기자본대비 PF 보증 규모가 56.4% 수준으로 부동산 PF 우발채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도 재무구조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에 힘을 줄 전망이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11월 조완석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사장 승진 인사를 냈다. 1994년 금호건설에 입사한 조 사장은 개발사업팀장과 전략기획팀장을 거친 뒤 전략재무담당 상무를 역임하며 재무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금호건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공공 부문 비율이 높아 PF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240.7%로 전년 동기 대비 29.5%p 늘어난 탓이다. 조완석 사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실강화'를 강조하면서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 프로세스를 계속 강화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우발채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분양실적 저하 등으로 건설사의 현금 확보 능력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재무 분야 출신 CEO들은 수주에서 강점을 발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덮친 PF리스크… '재무통' CEO 전진 배치로 위기 대응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유동성 위기 불식…PF리스크 방지 총력
이창호 KCC건설 대표, 수익성 개선 성공…재무구조 개선 숙제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도 '현금흐름 중시 경영프로세스' 강조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1.16 17:04 의견 0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건설업계를 덮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건설사들이 '재무통'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당장의 수주 확충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2조원 중 2.4조원을 이달 내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을 통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관련 펀드 조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은 나머지 8000억원에 대해서도 1분기 내 본PF 전환 등으로 PF우발채무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이 같은 PF리스크 위기 차단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박현철 부회장이 지난해 새롭게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박 부회장의 주도 하에 지난해 1월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불식시킨 게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연결기준 지난 2022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98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1조9668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성 리스크 해소를 위한 준비를 마친 셈이다.

롯데건설은 보유했던 2조8933억원 가량의 단기 차입금도 2조원 수준으로 줄였다. 부채비율은 233.5%로 2022년말(264.9%)대비 31.4%p 낮아졌다.

롯데건설 측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8조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라며 "올해 1.6조원의 우발채무를 줄여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CC건설은 지난해 회사 재무분야를 총괄하던 이창호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뒤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KCC건설은 지난 2022년 1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로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자 구원투수로 이창호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후 KCC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은 숙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82.3%다. 앞서 2021년 말에 부채비율은 146.2%, 이듬해에도 165.8%까지 치솟았고 꾸준히 상승 중이다.

KCC건설도 지난해 9월말 기준 자기자본대비 PF 보증 규모가 56.4% 수준으로 부동산 PF 우발채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도 재무구조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에 힘을 줄 전망이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11월 조완석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사장 승진 인사를 냈다.

1994년 금호건설에 입사한 조 사장은 개발사업팀장과 전략기획팀장을 거친 뒤 전략재무담당 상무를 역임하며 재무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금호건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공공 부문 비율이 높아 PF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240.7%로 전년 동기 대비 29.5%p 늘어난 탓이다.

조완석 사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실강화'를 강조하면서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 프로세스를 계속 강화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우발채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분양실적 저하 등으로 건설사의 현금 확보 능력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재무 분야 출신 CEO들은 수주에서 강점을 발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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