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투시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서울 도심 핵심지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시공사 수주전이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의 맞대결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시공 능력을 넘어 ‘용산역 직접 연결’이라는 초대형 개발 호재와 조합원 실익과 미래 프리미엄까지 맞붙으면서 이번 경쟁은 서울 정비사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중요한 기로로 평가받고 있다.
■ ‘용산역 연결’ 실현 가능성 놓고 정면 격돌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이 1조원대 사업지에서 벌어지는 두 건설사 간 정면 승부는 단순한 시공사 선정 경쟁을 넘어서 서울의 미래 도시 구조와 주거 트렌드까지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7만1901㎡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 동 규모의 초고층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 총 공사비는 약 9558억원에 달한다. 아파트 777가구(분양 678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업무 및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한강과 노들섬 조망, 용산국제업무지구 인접성, 그리고 KTX·GTX-B·지하철 1호선 등 ‘펜타 역세권’이라는 입지가 더해지면서 서울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입지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바로 ‘용산역과의 직접 연결’이다.
HDC현산은 이 단지를 용산역과 지하로 직접 연결하는 상업공간을 확보해 통합 상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해당 지하공간은 약 1만9300㎡ 규모로,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아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상가 분양 수익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HDC현산은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과 철도병원 부지 개발의 시행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 실현 가능성과 실행력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유리한 입장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GTX-B 노선 사업시행권을 앞세워 역시 용산역과의 연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연결 구조나 동선 계획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GTX-B 개발 주체로서 향후 통합 개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단지명을 ‘오티에르 용산’으로 정하고,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파노라믹 파사드, 크라운타워 등 창의적 외관 디자인을 강조한다. 또한 전용면적 111㎡ 이상 대형 주택형을 280가구로 확대하고, 200㎡ 규모의 펜트하우스를 신설하는 등 고급화 전략에도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투시도. (사진=포스코이앤씨)
■ HDC현산, 낮은 공사비 vs 포스코이앤씨, 대규모 사업촉진비
양측의 제안은 조합원 실익 면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HDC현산은 조합원당 최저 20억원의 이주비 보장, CD+0.1%의 초저금리 사업비 조달, 경쟁사 대비 낮은 공사비(평당 858만 원), 5843평 규모의 추가 상업 연면적 확보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조합원 입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이익을 강조한 전략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촉진비를 비롯해 1000억원의 무이자 대여, 전체 사업비 4조원 전액 책임 조달, 분양수입 기성불, 입주 시 분담금 납부 유예 등 금융 조건 측면에서 압도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특히 사업촉진비 1조5000억원은 경쟁사 대비 11배가 넘는 규모로, 포스코의 자금력과 책임 시공 의지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설계와 브랜드 경쟁 또한 치열하다. HDC현산은 국내 최장 길이인 330m 스카이라인 브릿지를 조성하고, 글로벌 호텔 브랜드인 파크 하얏트 유치를 통해 단지를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과 함께, 아파트형 오피스텔의 고급화, 스카이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 공간의 차별화에 방점을 찍는다.
■ 서울 정비시장 판도 바꿀 듯…“지하철역 직접연결, 임대료 수익 20%↑”
부동산 업계는 이번 수주전의 결과가 용산뿐 아니라 서울 전체 재개발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하철역과 직접 연결된 단지는 비연결 단지 대비 상가 임대료가 15~25% 이상 높다는 데이터와 강남파이낸스센터, 눈스퀘어 등 성공 사례가 있다. 단지 가치 상승, 소비층 흡수, 유동인구 확보라는 역세권 플러스알파 효과는 조합원 수익과 실거주 만족도에 직결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용산역과 단지가 직접 연결되면 상업시설 임대료와 자산가치가 주변보다 20% 이상 높아지는 사례가 많다”며 “단지의 미래가치와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용산정비창 수주전 결과는 오는 6월7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결정된다. 이후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절차를 거쳐 2027년 이주와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