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핀테크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19일 발간된 쿠콘 탐방 보고서에 따르면, 동사는 200만 가맹점과 4만여개 ATM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실생활 결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쿠콘은 외부 기관의 데이터를 수집·정제·표준화한 뒤 API 형태로 제공하는 데이터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사업과 함께 페이먼트 API를 통해 금융기관, 핀테크, 공공기관 등 2000여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다. API 커스터마이징에 따른 전환 비용이 높아, 고객 충성도와 진입장벽이 동시에 강화되는 구조다.
최근 쿠콘이 주목받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발맞춘 사업 전략 때문이다. 동사는 웹캐시그룹 관계사인 비즈플레이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및 정산 사업을 추진 중이다. API 기반 인프라를 통해 결제와 정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하고, 향후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커스터디(자산보관) 수익 모델도 고려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상용화는 단순 결제 수단의 전환을 넘어, 관련 규제를 반영한 컴플라이언스 API 시장의 확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콘은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신원확인(KYC), 이상금융거래탐지(FDS) 등 레그테크(RegTech) API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외 규제 강화에 따라 해당 API 수요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도 눈에 띈다. 쿠콘은 기존 단발성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 비중을 줄이고, 반복 수수료 기반의 고수익 API 상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1%에서 25.36%로 상승했다. 특히 실명확인가상계좌, 비대면서류제출자동화, 신분증사본판별 API 등은 높은 수익성과 함께 고객 수요도 증가하는 중이다.
해외 관광객 증가에 맞춰 추진 중인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도 성장 모멘텀으로 주목된다. 쿠콘은 내국인의 결제 네트워크에 외국인 관광객이 자국 결제앱의 QR코드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올 8월 유니온페이, 9월 위챗페이 서비스를 국내 제로페이·서울페이 가맹점에서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성형외과를 포함한 병원 등 주요 소비처에서도 사용 가능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2024년 쿠콘의 매출은 730억원, 영업이익은 166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각각 771억원, 19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은 주로 데이터 API 매출 증가와 페이먼트 부문에서의 고수익 상품 중심 전략에 기인한다. 하반기에는 글로벌페이 및 신규 RegTech API 출시도 예정돼 있어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쿠콘의 실적이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직접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현 단계에서는 법제화·시범 운영 등 제도적 기반이 완비돼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쿠콘은 올해 시행 예정인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을 기점으로, 20년간 축적한 API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복잡한 암호화폐 대신 디지털 선불결제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코인 실용성을 강조하며, 국내외 결제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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