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로고/자료=케이뱅크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유일한 하락이다. 지나친 업비트 의존성이 실적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 '1거래소-1제휴은행'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만큼, 향후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성은 한층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07억 원) 대비 68.2% 급감한 수치.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유일한 실적 하락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당기순이익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토스뱅크도 1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케이뱅크를 제치고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케이뱅크의 부진은 파트너사인 두나무의 수익성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까지 가상자산 거래 회복세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던 두나무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두나무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5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7541억원에 비해 31.5% 줄어든 수치다. 1분기 영업이익은 3963억 원으로 34.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분기 5267억 원에서 3205억 원으로 39.1% 급감했다.

두나무 측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 기조와 관세전쟁 우려 등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또한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알트코인 거래량이 줄어 전체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비트의 높은 예치금 이용료율도 케이뱅크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예치금은 5조3631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27조8000억원)의 20% 수준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예치금 이용료율이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거래소들의 예치금 경쟁에 따라 업비트는 예치금 이용료율을 기존 0.1%에서 2.1%로 대폭 올렸다. 경쟁자인 빗썸의 경우 예치금 이용료율이 2.2%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1분기 이자비용은 2758억원으로 약 10%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순이자마진은 1.41%로, 전년 동기대비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한편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1거래소 - 1제휴 은행'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나서면서, 향후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성은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뱅크 측은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을 중심으로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등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등 2027년 3분기에는 중소기업 대상 100% 비대면 법인대출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